해외리포터
폴란드 대통령이 탄 비행기 추락, 국가적 비상의 순간
2024.04.09. 오후 04:07
카틴 학살 70주기 추모 행사 참여를 위해 러시아 스몰렌스크로 향하던 카친스키 대통령이 탑승한 여객기에는 영부인과 비서실장, 리샤르트 카초로프스키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조지아 방문 당시 발생한 기상 악화에 안전상의 이유로 다른 공항으로 착륙한 조종사를 명령 불복종 혐의를 적용하여 경찰 조사를 받게 한 적이 있었다.
러시아로 향한 그날도 기상 상황의 악화로 인해 시야가 제한된 상황이었고, 러시아 공군 측은 회항하고 다른 공항을 통해 착륙하라고 요구했으나 상기한 카친스키 대통령의 일화로 인해 긴장한 조종사는 계속 착륙을 시도했다. 갑작스럽게 닥친 비상 상황과 조종석에 진입해 압박을 주는 사령관으로 인해 혼란까지 겹쳐서 착륙할 수 없는 곳에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다가, 결국 나무에 파손된 비행기는 공항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다. 현장을 수색하기 위해 출동한 구조대의 수색 작업에도 불구하고, 승무원 9명을 포함한 96명의 탑승객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여객기의 기종은 투폴레프사의 Tu-154였는데, 'Flying Coffin(날아다니는 관짝)'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독 사고가 자주 발생하곤 했다. 하지만 복원된 블랙박스를 통해 해당 사건은 기체 자체가 원인인 것이 아닌, 권위주의로 인해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